흩날리는 벚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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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온라인 저널리즘]

5.10 실습 <내러티브 기사>

모두의 삶을 이해하다. 2018. 5. 17. 14:26

날개잃은 '새'가 바라본 하늘.

지체장애 2급. 시인 박소연의 도전

 

 

#. 빳빳하고 색이 바랜, 엄마의 일기장.

1983년 여름날,

푹푹 찌던 하루. 집안을 뛰어 다니던 내 딸, 소연에게 나는 밖에서 놀다 오라고 했다.

그날 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저녁시간이 다 됐지만, 소연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따라, 무섭게 울리던 전화를 받고 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현관문을 밟고 집으로 와야 할 내 딸은, 구급차 들것에 실려 응급실의 문턱을 넘고 있었다.

 

고작 10살이다. 수술을 하고 누워있는 소연의 손을 잡았다. 손과 발은 자꾸만 뻣뻣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마아한참 후에 깨어난

소연이가 내뱉은 첫마디. “엄마였다.

해맑은 모습으로 내뱉던 엄마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기 까지 1분이 걸렸다.

 

소아마비 2급입니다. 평생 지체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합니다.” 의사선생님의 말을 들은 후,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이 모든 상황은 내 탓이다.

 

제대로 접히지 않는 다리로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어눌한 발음으로 느릿느릿 말을 하는 한사람.

박소연(46)씨는 10살 때 사고로 소아마비 2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고 평생을 살아왔다.

이제는 치매환자가 된, 팔순의 어머니와 함께 김포시 마곡면 다세대주택에 살고 있다.

 

날개 잃은 ’ , 뛰어오르기를 시도하다.

 10,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퉁퉁 부은 엄마의 얼굴이 제일 처음 보였다.

엄마평소에 수도없이 부르던 단어 아니던가. 근데 왜 오늘은 입에서 떨어지지를 않을까.

 

그날 이후. 내 삶은 아주 많이 달라졌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던, 나는 이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 기분은 뭐랄까. 하늘을 날아야 하는 가 날개를 다쳐, 하늘을 바라만 봐야하는날개 잃은 새가 된 느낌이었다.

 

어른이 된, 나는 아직까지도 날개 잃은 였지만, 뛰어오를 수 있는 가 되기로 결심했다.

36살이 되던 해. 김포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했다. 말도 어눌하고 한걸음 움직이기도 힘겨운 나지만, 나의 삶을 그리고 하늘을 바라만 봐야하는 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을 글로 표현해보기로 했다.

 

최근 박소연(46)씨는 처녀시집 를 출간했다. 그녀의 꿈은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이다. 그녀의 방에 있는 책장에는 빛 바랜 어머니의 일기장과 소연씨의 시가 담긴 노트가 놓여있다. 연필을 쥐고 글자 하나 쓰는 것도 남들보다 더 힘이 든다. 그래도 소연씨의 시가 적힌 종이에는 꼬박꼬박 힘을 주어 쓴 글들이 있다. 외로움의 날들이 담긴 그녀의 시는 가슴을 아리게 하지만, 그 도전과 결심은 또 다른 위로를 남긴다.

 

12163037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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